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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진짜 자신을 만나라!

우리나라 여름은 기막히다. 그 어디든 자연의 속내를 흠향할 수 있다. 많은 길 덕분이다. 길을 나서기도 수월하다. 정보도 충분하고 코스도 많다. 그중에 당신이 걸어야 할 길 10곳을 엄선했다.

선자령 풍차길

강릉 바우길 1코스라고도 불린다. 백두대간 줄기인 대관령에서 경포대와 정동진을 이으며 줄기줄기 뻗어나간 길이다. 바우길은 바위의 강원도 사투리인 바우와 더불어 강원도 사람들을 친근하게 부를 때 쓰는 ‘감자바우’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항간에는 손만 대도 죽을병을 낫게 한다는 바우(Bau, 건강의 신으로 통하는 바빌로니아 신화 속의 여신)와 같은 발음이라 하여 ‘걸으면 절로 건강해지는 길’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산길과 숲길, 마을길, 해안길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바우길은 모두 열일곱 구간으로 그 첫 구간이 바로 선자령 풍차길이다. 대관령 일대 서쪽은 완만한 구릉이 펼쳐지는 반면 동쪽으로는 급경사로 치달아 바다를 만나는 형국이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겨울이면 심심찮게 폭설이 내리고 수시로 몰아치는 세찬 바람은 대관령 일대의 능선을 초원지대로 만들었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봉우리가 선자령이다.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넓게 펼쳐진 초원에는 고원을 넘나드는 거센 바람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가 줄줄이 이어져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선자령 풍차길은 새로 개척한 길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의 통행이 없어 잡목만 무성했던 옛길이다. 이를 찾아 이은 길이기에 순수한 자연의 멋을 오롯이 엿볼 수 있다. 목장길에 아기자기한 숲길과 계곡길을 지나는가 하면 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피고 지는 야생화 꽃길을 지난다. 정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국적인 풍경까지 두루 접하게 되는 길이 바로 선자령 걸음여행만의 매력이다.

코스 정보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해 선자령 정상을 넘어 대관령휴게소로 돌아오는 선자령 풍차길은 약 11km로 느긋하게 걸어도 4~5시간이면 충분하다. 선자령은 정상이 1,157m에 이르는 산길이지만 출발점의 고도가 이미 850m로 대부분의 길이 평탄하고 간혹 만나게 되는 오르막 내리막길도 완만하다.

주변 관광

걸음여행 후 대관령휴게소 안쪽에 있는 양떼목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입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는 어른 3,500원, 5~18세 3,000원. 문의 033-335-1966.

교통 정보

횡계에서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까지 운행되는 버스는 없으므로 택시를 타야 한다. 택시요금은 7,000원선이다.

담양 죽녹원길

죽녹원은 대나무의 멋을 오롯이 엿볼 수 있는 담양의 명소 중 하나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한결같은 모습으로 오는 이를 맞지만 아무래도 대숲의 시원함을 찾는 여름 발걸음이 많다. 대숲은 일반적인 환경보다 온도가 4~7℃ 정도 낮은데 이는 산소 발생량이 유난히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싱그러운 대숲 속 여정은 그 의미도 남다르다. 곧게 자라는 대나무는 올곧은 삶의 의미를, 속을 비운 대나무는 우리네 마음도 비우고 살라는 무언의 가르침까지 안겨준다.

죽녹원 입구를 지나 야트막한 언덕 위 전망대 앞에서 시작되는 대숲 산책로는 갈래갈래 이어진 길목마다 붙여진 이름도 재미있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선비의 길, 철학자의 길, 추억의 샛길 등 8가지 테마로 구성된 오솔길마다 그 분위기도 약간씩 달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통나무가 깔린 맨발지압로가 조성되어 있는가 하면 대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 곳곳에는 정자와 하트벤치를 비롯해 아기자기한 꾸밈새가 많아 숲을 거닐며 기념촬영하기에도 좋다.

특히 운수대통길 끝에 자리한 죽향정에서 시작되는 철학자의 길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생을 생각하는 길이라고 한다. 차분차분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보는 것도 좋다. 철학자의 길 끝에는 죽향문화체험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 소쇄원 내의 광풍각 등 조선시대 학자들이 머물며 가사문학을 잉태한 담양의 정자들을 재현해 곳곳에 배치한 산책로로 죽녹원의 또 다른 보너스 길이다.

코스 정보

갈래갈래 이어진 대숲 산책로의 총 거리는 3km 남짓이다. 대부분 평탄한 길이라 걷기만 한다면 1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군데군데 볼거리도 많고 쉬어갈 곳도 많아 쉬엄쉬엄 거닐다 보면 2~3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죽녹원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7시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문의 061-380-2680.

주변 관광

죽향문화체험마을 내에 있는 한옥체험관(061-380-2690)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교통 정보

서울에서 출발하는 담양행 버스는 운행 횟수가 적으므로 광주로 가서 담양행 시외버스를 타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광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담양행 버스(20분 소요)가 수시로 운행된다. 담양버스터미널에서 죽녹원 입구까지는 도보로 20분 정도 걸린다.

괴산 산막이 옛길

산막이 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괴산 산골 중에서도 오지로 통하던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진 길이다. ‘산막이’란 깊숙한 곳에 산이 장막처럼 둘러싸고 있다 하여 붙은 명칭. 과거에는 산막이 마을 사람들이 드문드문 오가던 외로운 길이었다. 이제는 괴산댐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음미하며 걷기 좋은 길로 입소문이 나 괴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10리 옛길이라 하여 표지판에는 4km 코스라 되어 있지만 실제 거리는 2.5km 정도다. 코스 대부분이 나무데크 길로 걷기에 편하다. 그뿐만 아니라 곳곳에 호수 전경을 내려다보기 좋은 전망대와 볼거리들이 다양하다. 특히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가지가 한 나무처럼 합쳐져 ‘사랑나무’라고도 부르는 연리지가 그렇다. 이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다소 민망스럽지만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정사목’을 보며 기원하면 옥동자를 잉태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청춘 남녀나 부부지간이라면 슬며시 기원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울러 소나무 숲속에 길게 이어진 출렁다리를 비롯해 사오랑 마을과 산막이 마을 사이에 볼록하게 솟아오른 등잔봉과 천장봉을 잇는 등산코스도 마련되어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코스 정보

산막이 마을에 도착한 후 돌아나오는 방법은 세 가지다. 더 이상 걷는 것이 싫다면 산막이 마을 선착장에서 배(1인당 5,000원)를 타고 나오면 된다. 아니면 왔던 길로 다시 걸어 나오거나 산막이 마을 안쪽에서 연결되는 등산로(4.4km)로 나오는 방법이다. 해발 430~450m 남짓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등산로는 제법 암팡져서 오르고 내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이 등산로를 걸어야 산으로 둘러싸여 갇혀 있는 산막이 마을의 실체를 온전히 엿보게 된다. 가급적 등산로를 거쳐 돌아오는 길을 추천한다.

주변 관광

산막이 마을로 들어가는 옛길 중간에는 앉은뱅이가 지나다 물을 마시고 난 후 걸었다는 전설이 깃든 ‘앉은뱅이 약수터’가 있고 산막이 마을 입구에는 간단한 먹을거리와 막걸리 등을 파는 괴산장터가 있다.

교통 정보

괴산버스터미널에서 외사리행 버스(하루 7회 운행, 15~20분 소요)를 타고 외사리에서 내리면 괴산시내버스터미널(043-834-3351). 내비게이션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546-1번지’를 검색한다.

삼강~ 회룡포 강변길

조선시대 마지막 주막과 어쩌다 한번 기차가 멈추는 간이역, 수십 년 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용궁면 거리, 예나 지금이나 강줄기 안에 파묻혀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는 회룡포를 품은 예천은 아련한 옛 추억을 찾아 떠나기에 좋은 곳이다.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의 세물머리가 만나는 삼강나루터는 19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올라오는 소금배가 드나들던 길목이다. 그리고 봇짐장수, 과거길에 오른 영남선비들이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그곳에 자리한 삼강주막은 오랫동안 나그네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던 쉼터였다. 1930년대 중반부터 70여 년간 ‘낙동강의 마지막 주모’로 평생을 바쳤던 유옥연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삼강마을 부녀회가 운영하고 있는 주막은 지금도 남아 있다.

반면 삼강의 한 줄기인 내성천 물줄기가 실어 나른 너른 모래밭이 감싸고 도는 회룡포 마을은 예천의 대표적 절경으로 꼽는 곳이다. 회룡포는 마을을 둥글게 감아 도는 물길이 마치 용이 휘감으며 돌아나가는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그 절경을 온전히 보려면 마을 건너편 비룡산 중턱에 위치한 전망대인 회룡대에 올라야 한다.

삼강~ 회룡포 강변길은 유서 깊은 삼강주막에서 출발하여 회룡대가 있는 비룡산줄기를 거쳐 회룡포마을을 돌아 다시 삼강주막으로 돌아오는 순환코스다. 예천의 알짜배기 풍경을 한번에 음미할 수 있는 길이다. 특히 내성천을 가로지르며 회룡포 마을로 이어지는 ‘뿅뿅다리’는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을 이어 만든 것으로 동글동글한 구멍 사이로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건너는 재미가 독특하다.

코스 정보

삼강주막에서 출발하여 비룡교~ 삼강앞봉~ 용포대~ 봉수대~ 회룡대~ 장안사~ 회룡포~ 용포마을~ 사림재~ 비룡교~ 삼강마을로 돌아오는 삼강~ 회룡포 강변길은 11km 남짓으로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주변 관광

걸음을 마치고 직접 담근 막걸리와 배추전, 도토리묵, 따끈따끈한 손두부가 세트로 나오는 삼강주막 (054-655-3132)의 인기 메뉴인 ‘주모 한상(1만4000원)’의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길만의 매력 포인트다.

교통 정보

점촌버스터미널에서 풍양, 삼강 방면 버스를 타고 삼강리에서 내린다.

오대산 옛길

비로봉을 중심으로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 등 다섯 봉우리를 아우른 두툼한 몸집의 오대산은 산은 높고 골은 깊되 후덕한 자태를 지닌 육산이다. 다섯 개의 봉우리가 오목한 원을 이뤄 거대한 연꽃 봉오리를 연상케 하는 오대산의 중심에는 석가모니의 진신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 그 오대산 자락에 들어앉은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8km 남짓의 계곡 숲길이 바로 오대산 옛길이다.

그 옛날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신 후 스님들이 부처의 향기를 찾아 오르던 길이자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산자락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던 민초들이 밭일 하러 오가던 길이다. 풋풋한 풀향기와 흙냄새 가득한 오솔길이 길게 이어지는가 하면 오대천 물줄기를 요리조리 가로지르는 징검다리와 섶다리를 건너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야생화 길과 텃밭 등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옛길의 매력은 차를 타고 휙 지나가면 맛볼 수 없다.

그런 오대산 옛길은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걸어야 제맛이 난다. 숲 오솔길을 걷다 쉼터에 앉아 걸음을 한 템포 늦추기도 하고 잠시 멈춰 맑은 계곡물에 발도 담가보자. 찬찬히 마주하게 되는 천년 숲길은 공기와 바람부터 다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사각대는 나뭇잎 소리, 돌덩이를 휘감고 흐르는 물소리. 자연이 선사하는 청아한 오케스트라 선율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즐기다 보면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는 이 길이야말로 힐링 로드 아닐까 싶다.

코스 정보

오대산 옛길은 대부분이 평탄한 길로 월정사와 상원사를 동시에 둘러보면서 느긋하게 걸어도 3~4시간이면 충분하다. 상원사에서 월정사로 돌아올 때는 군내버스를 타면 된다. 상원사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버스는 오후 5시 20분으로 오후에 걸을 경우 먼저 버스를 타고 상원사로 가서 옛길을 따라 월정사로 내려오는 것이 편리하다.

주변 관광

월정사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1km 남짓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은 옛길이 열리기 전부터 오대산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숲길로 유명하다. 수령 100년 안팎의 늘씬한 전나무 1,700여 그루가 양편으로 쭉쭉 뻗은 길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마사토가 깔린 부드러운 흙길은 맨발로 걸으면 더욱 좋다.

동강 어라연 계곡길

강원도 정선과 영월을 훑어내리는 동강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생태박물관’이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1급수에서만 산다는 어름치와 쉬리, 버들치를 비롯해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많은 천연기념물과 희귀 동식물이 서식한다. 또한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경관 또한 수려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동강의 절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는 곳은 상류에 자리한 ‘어라연 계곡’이다.

예로부터 물 반, 고기 반이라 할 만큼 물고기가 많다는 어라연 계곡은 ‘햇살에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은 명칭이다. 구불구불 휘어지는 물길을 사이에 두고 양편으로 우뚝 솟은 산줄기에 폭 파묻힌 어라연 계곡은 래프팅 명소로 유명하지만 계곡과 산줄기를 끼고 도는 트레킹 코스도 매혹적이다. 깊은 산자락 계곡 안에 숨어 있는 어라연의 비경은 아무래도 발품을 팔며 자박자박 걸어야 그 멋을 오롯이 엿볼 수 있다.

출발점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 깊은 산속에 살포시 들어앉은 마을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한차례 오르면 울창한 숲속에 완만한 능선길이 펼쳐진다. 그 능선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밑으로 물줄기가 물음표(?) 모양으로 둥글게 휘감아도는 어라연 계곡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잣봉 정상(해발 537m)에서 어라연 계곡으로 내려와 강변을 따라 가는 길은 평탄하다. 게다가 내내 이어지는 초록빛 강물에 마음까지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물드는 느낌이 상쾌하다.

코스 정보

영월읍 거운리에 위치한 거운분교 앞 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하여 마차마을~ 잣봉~ 어라연 계곡~ 만지나루터~ 전산옥 주막터를 거쳐 거운분교로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는 9km 남짓으로 쉬엄쉬엄 걸으면 4시간 정도 걸린다. 탐방안내소에서 800m 가량 오르면 오른쪽은 어라연, 왼쪽은 잣봉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든 한 바퀴 돌아 이 지점에서 다시 만나지만 어라연에서 잣봉 오르는 구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가파르므로 잣봉에서 내려가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트레킹 코스 중 이렇다 할 매점이 없으므로 물과 간단한 먹을거리는 미리 챙겨두는 게 좋다.

교통 정보

영월버스터미널에서 문산리행 버스(하루 5회 운행)를 타고 거운리 앞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시간 문의 영월교통 033-373-2373.

완주 편백나무 숲길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은 숨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진다는 편백나무 숲을 품은 곳이다. 마을의 형태가 밥공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은 이곳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외부인의 발길이 없던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그러나 이제 주말이면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인기 마을이 되었다. 마을 뒤편 옥녀봉과 한오봉 자락에 펼쳐진 울창한 편백나무 숲 때문이다.

공기마을의 편백 숲은 1976년에 추진한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에서 비롯되었다. 민둥산에 나무를 심으면 나라에서 밀가루를 지급하던 시절이었기에 너도나도 편백나무를 심은 것이 무려 10만여 그루. 그 어린 나무가 30여 년 세월을 훌쩍 넘긴 지금은 20~30m 높이로 죽죽 뻗은 장성한 모습으로 변해 마을을 활기차게 해주고 있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 효능이 뛰어난 나무로도 유명하다.

식물이 해충이나 곰팡이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고유의 성분인 피톤치드는 인체의 면역력까지 높여주는 ‘착한’ 기능을 한다. 그 효능이 우연한 기회에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했고, 비로소 이 숲의 진가를 알게 된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2009년 편백나무 숲길을 조성했다.

빽빽한 편백나무 숲 사이로 요리조리 ‘갈 지之’자 형태로 오르내리는 산책길 끝자락에는 지하에서 끌어올린 유황샘 족욕탕이 있어 발의 피로를 풀기에도 그만이다.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은 영화 <최종병기 활>의 무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고 편백나무 숲속에는 영화에 등장한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코스 정보

공기마을 주차장에서 편백나무 숲길을 돌아 유황샘 족욕탕을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거리는 4.5km 남짓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길은 단순히 걷기만 하는 숲이라기보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만끽하며 휴식을 취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머무는 숲으로 더 인기가 있다. 공기마을 입구에 제법 넓은 주차장이 있다. 주차료 한 대당 2,000원. 공기마을 입구와 편백숲 쉼터에서는 편백나무 효능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용품을 판매한다.

교통 정보

전라선 신리역 앞에서 공기마을 주차장까지 버스가 하루에 두 차례(문의 010-7588-6119) 운행된다. 반면 신리역 앞에서 725번(20분 간격 운행) 버스를 타고 사옥마을 앞에서 내리면 공기마을까지 도보로 25분 정도 걸린다.

울릉도 해안 산책로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울릉도는 무엇보다 바다에서 불쑥불쑥 솟아오른 기암절벽이 멋들어진 곳이다. 그 특유의 해안 비경은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에서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를 걸어봐야 제멋을 알 수 있다. 폭 1m 가량의 좁은 길이 기암괴석 해안절경을 따라 길게 이어진 모습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울릉도의 상징 오징어가 표지판이 되어 길 안내를 하고 있는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절벽 사이를 연결하는 철다리를 건너는 스릴감과 함께 자연 동굴을 통과하는 신비감도 맛볼 수 있다.

산책로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가 얼굴을 스칠 만큼 바닷가에 바짝 붙어 있다. 도동항과 저동항의 중간 지점 해안절벽 위에 자리한 행남등대로 오르는 길은 울창한 해송 숲과 대숲 사이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해안 산책로와는 다른 멋을 보여준다. 행남등대를 지나 저동항으로 연결되는 해안 산책로 길목에는 수직으로 우뚝 선 소라계단이 놓여 있다.

소라껍질 속처럼 빙글빙글 돌아내려가야 하는 좁은 계단에 들어서면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에 그대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하지만 묘한 재미를 안겨준다. 이어서 다시금 절벽과 절벽 사이를 이어주는 알록달록 무지개다리를 지나면 해안 산책로 끝에 불쑥 솟아난 저동항 촛대바위에 닿게 된다.

코스 정보

도동항에서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는 3.5km 가량이다. 도동에서 저동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가도 되지만 왕복 거리를 걷는 것이 부담된다면 저동에서 도동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는 30~4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저동에서 도동까지 10분 정도 걸린다. 고기 잡으러 나간 아버지가 풍랑을 맞아 돌아오지 못하자 상심한 딸이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로 지내다 지쳐 그 자리에 우뚝 서 바위가 되었다 하여 효녀바위라고도 불리는 저동항 촛대바위는 일출 명소로 유명해 먼저 일출을 본 후 도동항으로 걸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변 관광

신선도가 떨어지는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오징어내장탕은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름철 대표음식으로 맑으면서도 칼칼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도동항 인근에 오징어내장탕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많다.

교통 정보

포항여객선터미널(054-242-5111, 3시간 소요, 차량탑재 가능), 묵호여객선터미널 (033-531-5891, 2시간 30분 소요, 차량탑재 불가, 묵호항은 비정기 운행이므로 출발 확인 필수), 강릉여객선터미널(033-653-8670, 2시간 30분 소요, 차량탑재 불가)에서 도동항행 여객선이 운항된다.

춘천 물깨말구구리길

춘천에는 다섯 코스의 봄내길이 있다. 봄내는 춘천의 우리말로, 그중 한 코스가 바로 춘천 8경 중 하나인 물깨말구구리길이다. 구곡폭포를 끼고 봉화산자락을 한 바퀴 도는 코스다. 물깨말은 물가에 있는 마을이라는 강촌의 옛 이름이요, 구구리는 아홉 굽이를 돌아 떨어진다는 구곡폭포의 옛 명칭이다.

물깨말구구리길에는 정겹고 예쁜 이름만큼 계곡을 낀 숲길과 시원한 폭포, 푸근한 산골마을, 호젓한 임도 등이 있어 걷는 길이 아기자기하다. 특히 매표소에서 구곡폭포에 이르는 길목은 아홉 가지 ‘구곡의 혼’이 담긴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꿈(희망은 생명)을 시작으로 끼(재능은 발견), 꾀(지혜는 쌓음), 깡(용기는 마음), 꾼(전문가는 숙달), 끈(인맥은 연결고리), 꼴(태도는 됨됨이), 깔(맵시와 솜씨는 곱고 산뜻함), 끝(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에 이르기까지 삶에 필요한 덕목을 풀이한 문구를 짚어가며 걷는 재미가 좋다.

5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한 구곡폭포에서 돌아 나와 문배마을로 오르는 산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길이 좋아 오르는 데 그리 어렵지 않다. 산허리를 타고 고갯마루에 서면 아늑한 분지에 자리한 문배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산자락에 파묻혀 한국전쟁도 비껴갔다는 문배마을의 집들은 모두 토속음식을 파는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스 정보

구곡폭포 주차장에서 문배마을을 거쳐 봉화산자락 길을 따라 다시 구곡폭포로 돌아오는 물깨말구구리길 코스는 약 7km이다.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문배마을에서 구곡폭포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봉화산자락 길은 계속되는 임도이므로 다소 지루할 수 있다. 갈림길 쉼터에서 등산로를 택하면 거리가 2km 가량 단축된다. 등산로라 해도 길이 완만해 가볍게 걷기에 좋다. 구곡폭포 입장료는 어른 1,600원, 중고생 1,0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료 한 대당 2,000원. 문의 033-261-0088.

주변 관광

강촌역은 2010년 경춘선 전철이 새로 개통되면서 폐역사가 되었다. 하지만 김유정역까지 연결된 폐철로를 활용해 레일바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교통 정보

경춘선 전철을 타고 강촌역에서 내리면 구곡폭포 주차장까지 도보로 20분가량 걸린다.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주차장으로 가는 버스(50번, 50-1번)는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안면도 노을길

서해를 끼고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태안은 갯벌과 사구 등 해안생태계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안 자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태안에도 이처럼 소중하고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걷기 좋은 해변길이 조성되어 있다. 태안 최북단인 학암포에서 안면도 최남단인 영목항에 이르는 해변길은 6개 코스로 120km에 달한다. 6개의 코스 중 백미로 꼽는 곳은 5코스인 안면도 노을길이다.

안면도 초입에 자리한 백사장항에서 꽃지해변으로 이어지는 노을길은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길, 해안사구 생태계 보호를 위해 설치한 나무데크길에 야트막한 산길까지 골고루 갖춰 걷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또한 곳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탁 트인 바다와 어우러진 해안의 멋진 풍경을 엿보는 맛도 그만이다. 무엇보다 꽃지해변의 노을은 말 그대로 노을길 걸음여행자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다.

변산 채석강, 석모도와 함께 ‘서해안 3대 낙조’로 꼽히는 꽃지해변의 노을은 노부부로 인해 유명해졌다. 노부부란 바로 해수욕장 앞에 수문장처럼 버티고 서 있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다. 신라 때 전쟁에 나간 지아비를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사연이 깃든 두 봉우리와 어우러진 노을이 아름다워 사시사철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이곳을 찾는다. 바닷속으로 불기둥이 풍덩 빠져버리는 것 같은 일몰 순간은 짧지만 붉은 잔영은 오래도록 긴 여운을 남겨 황홀경에 빠져들게 한다.

코스 정보

백사장항을 출발하여 삼봉해수욕장~ 기지포해수욕장~ 안면해수욕장~ 두여해변~ 밧개해수욕장~ 방포항을 거쳐 꽃지해변으로 이어지는 안면도 노을길은 약 12km로 대체로 길이 평탄해 4시간이면 충분하다. 꽃지해변의 낙조를 보려면 일몰시간에 맞춰야 하므로 자신의 걸음 속도와 휴식시간을 감안하여 출발시간을 잡아야 한다.

교통 정보

태안버스터미널에서 안면도행 버스를 타고 백사장항 입구에서 내린다. 차를 가져갈 경우 꽃지해수욕장 주차장에 세워두고 주차장 입구에서 출발하는 버스(하루 7회 운행)를 타고 안면버스터미널에서 백사장항을 경유하는 버스(13회 운행)로 갈아타고 백사장항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버스시간 문의 041-675-6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