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Mobile Menu

(주)메커니즘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44길 25 지성빌딩 3층 (우)04382   사업자등록번호 450-87-00813   대표 백승관
Tel. 02-794-5007   Fax. 02-794-5006   vips@makernism.co.kr

Operated by Makernism Co. Ltd. by Permission of Hearst Communications, Inc., New York, New York, United States of America

Close Mobile Menu
Go to top

세계 최강의 산실, 삼성생명 레슬링단

포기할 수도, 멈출 수도, 게을리할 수도 없는 긴 고통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맞이한 삼성생명 레슬링단.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마지막을 향해 다시 한 번 담금질을 시작한 이들의 땀과 열정의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김현우(그레코로만형 77kg급)

1983년 창단한 삼성생명 레슬링단은 1984년 LA올림픽의 김원기를 시작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의 김영남,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박장순과 안한봉,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정지현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의 김현우 등 많은 금메달리스트를 비롯해 수많은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명실공히 국내 최강이자 세계 최강의 레슬링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레슬링단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대회가 취소되고, 올림픽까지 연기되면서 결실 없는 훈련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이들의 훈련은 계속되고 있었다.

현재 레슬링단은 팀에서 배출한 금메달리스트 안한봉과 박장순이 각각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의 지휘봉을 잡고 언제라도 대회를 나갈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육체와 정신뿐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훈련에 매진할 뿐이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때가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Winning Point 1

최고의 시설과 지원

삼성생명 레슬링단이 창단 이후 현재까지 최강의 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최고의 서포터즈 때문이다. 우선 시설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이라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지원하기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는 국가대표 선수촌 못지않다. 선수들이 머무르는 숙소와 지원 서비스 역시 최고를 자랑한다.

또 시설 내에 자리한 삼성생명 심리센터는 국내 최고의 재활 프로그램과 의료진으로 구성하여 부상 선수들의 육체적, 정신적 재활을 빠르고 정확하게 치료한다. 여기에 역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코치진이 자신들의 노하우와 국내외 최신의 트레이닝을 접목한 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그레코로만형 감독을 맡고 있는 안한봉 감독은 말한다.

이승철(자유형 74kg급)

“세계 어느 시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시설이라 자부합니다. 선수들이 오직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요. 대회를 앞두고는 경쟁팀을 초청하여 스파링할 때가 있는데, 기꺼이 응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안심하고 훈련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위탁 선수가 함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양한 실전 경험이 필요한 우리 선수들에게 다른 팀 선수들과의 훈련은 많은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서민원(자유형 96kg급)

Winning Point 2

체계적 훈련 프로그램

삼성생명 레슬링단은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의 모든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근래 자유형에서 약세를 보이는데, 안한봉 감독은 이것을 선천적 원인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 레슬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 선수가 자유형이었습니다. 이후 유인탁, 한명우 그리고 현재 우리 팀 감독으로 있는 박장순 감독 역시 자유형을 대표했습니다. 이후부터 메달 명맥이 끊겼는데, 분명 놓치고 있는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이 현재 우리 코치진이 찾고 있는 훈련의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권혁범(자유형 86kg급)

팀 훈련은 크게 체력 훈련과 기술 훈련으로 나눌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오전에 러닝을 시작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이때는 모든 선수들이 함께 훈련한다. 오후에는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으로 나뉘어 각각에 맞는 기술 훈련 즉 매트 훈련을 한다. 기술 훈련이 끝나면 다시 러닝으로 마무리한다. 팀 훈련이 끝난 저녁 이후에는 선수 개인이 저마다 부족한 훈련 시간을 갖는다.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스포츠 종목과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은 코치진이 해마다 새롭게 짜는 훈련 프로그램에 있다. “매년 대회나 일정이 조금씩 다릅니다. 코치진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며 주요 참가 대회를 정하고 거기에 맞게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 안 감독이 박 감독과 함께 준비하는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5분할’이다.

(왼쪽부터) 손희동(그레코로만형 60kg급), 조현수(자융형 57kg급), 김관욱(자유형 86kg급), 김철송(자유형 65kg급), 이승찬(그레코로만형 130kg급)

목표 대회의 일정을 기점으로 길게는 4∼5개월, 짧게는 1∼2개월 전부터 이 프로그램은 가동된다. 간단히 말하면 체력, 지구력, 기술력을 차례대로 키우고, 마지막 단계에서 이 모두를 종합한 훈련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에 이른 선수들은 마침내 대회를 통해 훈련의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Winning Point 3

정확한 분석과 대응 강화 훈련

삼성생명 레슬링단 코치진이 ‘5분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치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 개개인의 라이벌에 대한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비디오 분석을 많이 하는데, 여기에 전지훈련과 초청 훈련을 통해 상대와 직접 대적해봄으로써 실질적인 기술과 체력을 가늠하여 종합적인 5분할 프로그램에 적용한다. 안한봉 감독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얻는 훈련의 핵심을 ‘체력’과 ‘지구력’으로 정의하고 그에 따른 특별 훈련을 준비한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체급의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체급은 체중에서 오는 힘의 차이 때문에 나누어진 것이니까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다면 기술은 비슷합니다. 결국 둘 중 누가 더 6분 동안 힘을 잃지 않느냐의 싸움이며, 그 힘의 바탕이 체력과 지구력입니다.”

흔히 우리나라 선수들의 승리 포인트를 ‘정신력’이라고 말한다. 안 감독은 이 정신력 역시 체력과 지구력에 있다고 말한다. “버틸 수 있는 게 정신력인데, 쓰러지는 육체를 마음과 생각으로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안 감독은 선천적인 체력의 차이를 인정한다.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체격이 크고 힘이 좋다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란 같은 중동 지역은 대체로 힘이 좋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지구력이 떨어집니다. 이 점이 우리나라 선수들의 공략 포인트입니다.”

전통적인 레슬링 강국인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선수들은 체력은 물론 유연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선천적 근력 역시 뛰어나다. “신사적으로 맞붙어서는 결코 승산이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변칙 기술을 통해 끊임없이 괴롭히는 전략을 씁니다. 공격자가 한 번 움직일 때 방어자는 서너 번 움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변칙 기술은 상대의 체력을 배 이상으로 소모하게 만든다. 변칙 기술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다면 훨씬 힘이 세고, 체력이 좋은 상대도 이길 수 있는 셈이다.

류한수(그레코로만형 67kg급)

물론 변칙 기술은 기본 기술보다 훨씬 체력이 소모된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 레슬링단 코치진은 튜브, 케틀벨, 로프, 타이어 등을 활용한 특별 강화 훈련을 적용하고 있다. “상대보다 앞서려면 그대로 해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적확한 강화 훈련만이 그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Winning Point 4

주특기 훈련

변칙 기술은 어디까지나 변칙일 뿐이다. 변칙 기술은 확실한 기본 기술, 즉 주특기 기술이 명확하게 있어야만 통할 수 있다. “선수마다 확실한 기술 1∼2개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는 상대를 이기는 기본 기술인 동시에, 지레 겁먹고 방어에 신경쓰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변칙 기술이 통할 수 있는 발판이자 동시에 상대를 괴롭혀 체력을 깎아먹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안한봉 감독이 선수들에게 체력, 지구력과 함께 기술에서 강조하는 점은 단순하다. ‘생활의 달인’이 되라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몸담아 온 사람들에게는 안 보고도 할 수 있는 몸에 밴 기술이 있다. 그가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것도 이것이다.

“스탠드 하나, 파테르 하나로도 충분합니다.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훈련하여 완벽한 달인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의 기술을 완벽하게 흡수하면 3∼4개의 기술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콤비네이션, 즉 변칙 기술은 그렇게 하나의 완벽한 기술 속에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2020년 올림픽의 성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불투명하다. 일생일대의 꿈이자 목표로 달려온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피가 마르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육체의 최고 전성기일지도 모를 지금을 하루하루 흘려보내야 하는 선수들에게 3년 후의 올림픽을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는가? 훈련장을 돌아보면서 마주치는 선수들에게 지나가듯이 물어보았다. 올림픽이 무산되고, 세계 대회까지 연기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았는지를.

지난해 봄 이후 이렇다 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들이다. 다들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생각하지 않노라고. 그저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며 지금 이 순간의 훈련에 매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다만 노력의 결과를 어떤 식으로든 확인할 수 있기를 소망할 뿐이라고. 엄중한 상황 속에서 굳이 스포츠 경기가 열려야 하는가에 대한 일말의 회의가 있다. 자국 선수들에 대한 보호를 위한 마음이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간절하다. 상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선택을 응원하고 싶다. 파이팅!


체력 특별 강화 훈련

각 나라마다 전통적인 체력 훈련법이 있다. 삼성생명 레슬링단은 각각의 장점을 가져와 특별 강화 훈련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 튜브 우리나라 레슬링 선수들의 주요한 체력 강화 훈련으로 유명하다. 유연성과 지구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 케틀벨 러시아 레슬링 선수들이 주로 하는 체력 강화 훈련이다. 무게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힘과 신체 협응력을 높인다. 삼성생명 레슬링단에서는 러시아식 훈련에 추가적인 운동법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 로프 & 타이어 미국 레슬링 선수들의 체력 강화 훈련법이다. 배틀로프는 상체의 힘과 협응력을 키우며, 타이어를 뒤집는 훈련은 전신 체력 강화로 많이 하는 훈련이다.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 선수는 300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지구력 특별 강화 훈련

올림픽 선수촌에 입성한 선수들 가운데서도 레슬링 선수들의 지구력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삼성생명 레슬링단 선수들의 지구력 훈련에 그 비결이 있다.

  1.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를 이용하여 운동 능력의 한계치까지 끌어올린다.
  2. 인터벌 러닝 400m 트랙을 구간 달리기와 풀코스로 전력을 다해 달린다. 체력 훈련의 기본 훈련이라 할 수 있다.
  3. 서킷 트레이닝 맨몸과 기본 기구들을 이용한 유산소 운동 및 무산소 운동을 교차로 반복하며 근력과 근지구력을 키운다.
  4. 언덕 대시&산악 훈련 지구력과 인내력을 기르는 훈련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전력 질주로 언덕과 산을 달린다.
  5. 6분 실전 경기 실제 경기처럼 6분간 끊임없이 힘과 기술을 사용하게 한다. 힘과 힘이 부딪히기에 그 어떤 훈련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6. 사람 나르기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들고, 메고, 나르는 동작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체력과 지구력 향상 훈련으로, 실전 경기 훈련과 연계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생명 레슬링단 안한봉 감독

버티는 놈이 이긴다

1989년도 선수로 삼성생명에 입단하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감독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안한봉 감독.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그가 긴 시간 매트 위에서 얻은 결론은 하나다. ‘힘센 놈, 마지막까지 버티는 놈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선수들에게 버틸 수 있다고 다독이며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자신보다 더 강한 신인이 나타나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더 강한 놈과 부딪혀 쓰러지기 전까지는 오늘보다 더 강한 자신을 만드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