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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제이미

제이미는 서두르지 않는다. 더디지만 오래 자신만의 음악을 찾길 바란다. 세상에 하나뿐인 박지민의 목소리로.

며칠 전부터 나의 플레이 리스트는 제이미의 곡으로 빼곡했다. 인터뷰에 앞선 사전 조사를 빙자한 귀 호강이 목적이었다. 그녀의 노래는 단 한 곡도 뻔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애써 삼켰다가 음악으로 전하기 때문이다. <Stay Beautiful>, <Answer>, <Answer’s>등이 그렇다. 그때의 감정과 기억이 고스란히 곡에 묻어난다. 매일 들어도 색다른 목소리의 주인 제이미의 노래에 클리셰란 없다.

촬영장에 들어설 때부터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 걸 직감했다.

그럴 리가. 이래 봬도 지금 36시간째 깨어 있는 상태다. 어제 방송 무대 준비로 일정이 다소 늦게 끝났는데 잠들면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참았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 아쉬움이 남는다.

천만에. 제이미의 에너지에 힘입어 긴 촬영이 무사히 끝났다. <맨즈헬스>에 처음 섭외 제안을 받았을 때는 기분이 어땠나?

반신반의했다. <맨즈헬스>라는 매체가 가진 건강과 운동이란 아이덴티티가 나라는 사람과 잘 맞을지 걱정이었다. 혹여 잘못 전화가 온 건 아닌지 재차 확인하기까지 했다.(웃음)

방송을 통해 본 제이미의 모습이 워낙 에너제틱했고, 그래서 만나고 싶었다. 평소에 운동을 즐기지는 않나?

소속사를 옮기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게 운동과 다이어트다. 건강 관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솔직히 운동을 즐긴다고 말할 자신은 없다. 언젠가부터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박지민을 검색하면 다이어트란 키워드가 따라붙기 시작했고, 음악보다는 외관으로 주목받는 게 아쉬웠다.

그런데도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대 때 한 번쯤은 날씬하고 예쁜 몸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혹독하게 임했다. 러닝도 자주 하곤 했다.

특별히 관리가 필요할 때는 식단을 어떻게 하는가?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가령 콘서트 일정 전날은 든든하게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오늘같이 핏한 의상에 촬영이 있으면 끼니 때마다 양을 절반 이상 줄여 먹는다. 한때 굶어서 빼는 다이어트를 하다가 폭식증을 겪은 이후로 굶지는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 이외에 해보고 싶은 스포츠는 있나?

개인적으로 승부욕이 굉장히 강한 편이라 점수 내기가 가능한 운동을 선호한다. 특히 배드민턴이나 야구와 같이 공으로 즐기는 스포츠에 자신 있다.

그렇다면 남자 친구가 있다면 함께 하고 싶은 운동이 있나?

마찬가지로 일단 승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러닝머신을 하더라도 누가 더 오래 달리는지 우위를 가려야 운동하는 맛이 난다. 사소한 것에도 재미를 추구하는 편이다.

확실히 지루할 틈은 없겠다. 제이미는 어떤 남자와 케미가 맞다고 생각하나?

글쎄.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기왕이면 관심사가 통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럼 친구는 어떤가? 워낙 쾌활한 성격 덕에 친화력이 좋을 것 같다.

확실히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은 없다. 낯을 좀 가리기는 하지만 두 번째 만남부터는 무장해제가 된다. 특히 장난기가 심한 편이다.

심지어 어릴 때는 개그우먼이 꿈이었다고 들었다. 떡잎부터 끼가 다분했을 것 같다.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줄어든 편이다. 어릴 때 해외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스스럼없이 잘 다가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한국 정서와는 조금 안 맞기도 하고 요즘은 코로나 탓에 더욱 조심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일정이 취소되기도 했겠다. 스케줄이 없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나?

요즘은 ‘집콕 라이프’를 제대로 만끽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하루 종일 틀어두고 산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무엇인가?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에 푹 빠졌다. 사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반감이 있었는데 한 번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카케구루이>를 보고 있고 <진격의 거인>과 같은 장르도 좋아한다. 그 밖에도 <종이의 집>이나 <퀸스 갬빗> 등 웬만한 넷플릭스 작품은 다 봤다.

마침 <맨즈헬스> 2월호 주제가 ‘홈보이’이다. 제이미는 ‘홈걸’과 잘 어울릴 것 같다.

이제 보니 섭외 이유가 운동이 아닌 이거였나 싶다.(웃음) 원래는 절대 집에만 있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귀찮아서 집 밖을 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도 다행인 것 같다. 새삼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몸에 타투가 꽤 많아 보인다. 어떤 의미들을 지녔나?

꼭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을 때마다 하나씩 했다. 즉흥적으로 했던 타투도 여러 개다. 가장 처음에 했던 게 왼팔에 새겨진 십자가다. 이건 유일하게 의미가 있다. 부모님의 탄생석과 나의 탄생석을 같이 새겨 놓은 십자가. 그 아래는 재작년 태국에 있을 때 했던 타투다. 또 언제 올 수 있을지 몰라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렸다.

<쇼미더머니 9>에서 피처링 가수로 활약하며 이슈가 되었다.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팔로알토 오빠에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개인 앨범 준비로 일정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단 한 번 듣고 결정하라며 대뜸 곡을 전달받게 되었고, 듣자마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콘서트도 준비 중이던 때라 많이 부담이긴 했지만 놓치면 그만큼 아쉬울 것 같았다.

그중 평소 친분이 있던 아티스트가 있었나?

팔로알토 오빠와 영지는 평소에도 잘 알던 사이였고 래원은 그날 처음 만났다.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음악 스타일이 확실히 자유로워진 것 같다. JYP란 둥지를 떠날 때는 어떤 각오였나?

특별히 각오라 할 건 없었다. 그보다는 무엇을 가장 먼저 할지 고민했다. 가수로서가 아닌 20대 소녀로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었다. 회사를 나오고 가장 먼저 한 건 여행이었다. 각국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사람들을 만났다. 아무런 소속감 없이 온전히 혼자 떠돌던 6개월의 여정은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아 있다.

여행을 통해 얻은 건 무엇인가?

자유. 그리고 정체성을 찾았다고 할까. 회사에 있을 때 억압을 받았다기보다는, 큰 회사일수록 제약이 많아 때로는 아쉬울 때가 많았다. 이제라도 진정한 나를 보여줄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게 뭔지 조차 몰랐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알 것 같다’는 의미에 대해 좀더 설명을 덧붙인다면?

옛날에는 음악을 할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반면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함으로써 더 자유롭고 나다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음악은 내가 좋아야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도 좋지 않을까?

음악적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뮤지컬을 섞은 시티팝 장르를 해보고 싶다. 연기와 노래를 함께 한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다. 팝가수 도자 캣Doja Cat의 무대 중에 를 편곡해서 만든 뮤지컬 무대를 본 적 있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다. 어떤 장르를 던져 줘도 자신만의 노래로 표현할 수 있어야 진짜 아티스트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K-POP 스타로 시작해서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앞두고 있다.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앨범 차트를 휩쓸거나 음악적 성과를 내는 것도 물론 가치 있는 일이지만, 너무 보여지기 위해 달리다 보면 금세 지치기 마련이다. 물 흘러가듯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조금씩 그리고 멀리 앞을 내다보며 나의 길을 찾아가는 게 옳다고 믿는다.

제이미의 Q&A

스트레스 받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아이스크림!

자신의 롤모델은?

아리아나 그란데

나의 인생 곡은?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

소비 생활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친구 밥 사주는 것. 뭐든 같이 먹는 걸 좋아한다. 음식보다는 사실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가수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

빵집 사장님. 빵을 정말 좋아한다.

가장 출연하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은?

<아는 형님>

개인적으로 고치고 싶은 버릇은?

영어로 ‘Resting Bitch Face’라는 게 있는데 무표정일 때 화가 난 듯한 표정을 말한다. 뭔가를 고민하거나 누군가의 말에 경청할 때 나오는 표정이 사나워서 종종 오해를 받곤 한다.